의도치 않은 동물 학대-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 과잉다두사육)의 문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6기 강현주

  1. 애니멀 호딩이란 무엇인가

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학대만이 동물학대인 것은 아닙니다. 행위의 의도 자체는 학대 의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고통을 다수의 동물들에게 동시에 행하는 동물학대의 문제로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이 있습니다.

애니멀 호딩이란 즉 ‘과잉다두사육’의 문제로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동물의 개체 수를 훨씬 초과하여 사육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동물에게 최소한 요구되는 케어조차도 해주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사육자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와도 관련되어 의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도 주목받는 주제입니다. 실제로 2000년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에서 발간한 ‘정신질환의 진단학적 및 통계적 매뉴얼’에서 애니멀 호더를 ‘강박적 인격장애’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 애니멀 호딩의 문제점

직접적 동물학대와 비교하여 볼 때 애니멀 호딩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육자 본인이 자신이 하는 행위가 잘못되었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에 있습니다. 심지어 애니멀 호더들은 자신이 동물애호가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과잉다두사육 문제는 비단 그 악영향이 자기와 사육동물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넘어 지역사회에 이르기까지 공공위생 저해와 환경오염 등의 폭넓은 문제를 가져옵니다.

  1. 현행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상의 처벌 및 문제점

가. 현행 동물보호법 상 처벌

과잉다두사육에 대해서 현행법은 어떠한 처벌조항을 마련하고 있을까요? 앞 포스팅에서 언급하였던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에서 제3호가 그 처벌규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따라 과잉다두사육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동법 제46조 제1항).

나. 현행 동물보호법의 문제점

하지만 ‘고의로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아니하는 행위로 인하여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라는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 제3호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1) 우선 ‘고의’의 입증 여부가 문제됩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애니멀 호더들은 주관적인 동물 보호의사로 선의로 동물을 보호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고의 규정은 처음에는 정상적인 사육환경 하에서 동물들은 사육하다가 개체수가 점점 들어 과잉다두사육에 이른 상황을 포섭하기 어려운 한정적인 규정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2) 나아가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아니하는 행위 역시 한정적 의미입니다. 사료나 물을 넉넉하게 주더라도 일정 면적에 수용가능 개체수를 초과하여 과다사육할 경우에 동물들이 정신적으로 날카로워져 서로를 공격하거나, 심할 경우 압사등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등 동물의 쾌적한 환경권에서 생활할 권리를 넘어 생명권까지 침해될 수 있는 학대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또한 이 조항은 동물이 죽음에 이르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가장 치명적인 법적공백이 존재합니다. 죽음에 이르지 않더라도 동물이 중상해를 입을 수도 있고 연속되는 과다출산에 노출되는 등의 문제점이 과잉다두사육 개념 자체에서 충분히 예상가능합니다.

4) 따라서 조속한 시일 내에 포괄적인 규정을 입법하여 보충하는 법개정이 요구됩니다.  물론 포괄조항을 규정하게 되면 어디까지가 적정한 동물사육이고 어디서부터가 과잉기준인지 설정 자체가 모호하게 되어 죄형법정주의 위반이 우려되는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문제되는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 제3호는 지나치게 좁은 규정이라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동물학대의 유형은 한정적 열거형식으로 규정하기는 어렵고  애니멀 호딩과 같이 직접적 학대를 넘어선 간접적 동물학대는 더욱 그러합니다.

  1. 미국의 경우 애니멀 호딩의 처벌

가. 명시적 처벌규정이 존재하는 경우

미국 하와이주는 학대금지조항의 하나로서 ‘호딩금지조항’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와이주 호딩금지조항의 내용은 ①15마리 이상의 개 또는 고양이를 고의 또는 무분별하게 소유하고, ②동물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것들을 제공하지 못하며, ③동물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을 경우 성립합니다(Haw, Rec. Stat. Ann. §711-1109.6(2009))

나. 명시적 처벌규정이 없는 경우

미국의 경우에도 모든 주에서 애니멀 호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애니멀 호딩으로 인해 초래된 ‘ 결과’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함으로써 법적 공백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즉 호딩을 금지하는 독립적인 조항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적절한 사료나 물, 수의학적 관리가 부족하거나 좁은 공간에서 과다 개체를 사육하면서 생긴 비정상적인 상태와 관련한 결과를 처벌합니다. 호딩금지조항이 없는 유타주에서는 트레일러에서 사육된 60여마리에 이르는 고양이사건에서 사육자는 ‘동물학대죄’로 유죄판결을 받았고(State v.Mcdonald, 110 P.3d 149(Utah Ct. App. 2005)),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극도로 열악한 상태에서 119마리의 개, 44마리의 말, 7마리의 거북이를 사육한 자에게 ‘중학대죄'(aggravated cruelty)로 유죄판결을 한 바도 있습니다(State v. Walder, 952, So.2d (La, Ct, App, 2006)).

  1. 마치면서

애니멀 호딩은 앞서 살펴본 대로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의 처벌규정의 법적 사각지대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조속한 법개정이 필요합니다. 애니멀 호딩은 동물보호를 표방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동물의 생명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나아가 개인이 하는 과잉다두사육 뿐 아니라 국가나 공공단체가 개입된 유기견보호소에 대하여도 역시 애니멀 호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역시 간과하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유기견‘보호’소가 오히려 유기견 학대의 장(場)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도된지 며칠 안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시키고 있는 점 또한 국가가 동물보호를 목적으로 동물의 생명을 빼앗는 것을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의도치 않은 동물 학대-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 과잉다두사육)의 문제”에 대한 1개의 생각

  1. 과거에 영어를 배울 때 다람쥐가 열심히 도토리를 챙겨놓는 활동이 “hoarding”이라고 외웠던 기억이 나는데, 동물을 hoarding 하는 사람도 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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