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 사고에 있어서 제조물 책임법의 적용 가능성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6기 김지은

 

이번 글에서는 약화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제조물 책임법을 적용하여 사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약화 사고는 의약품을 복용한 후 복용자에게 해가 발생하는 사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연산 약 1000명이 약화 사고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약화 사고는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피해에 대한 입증이 곤란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약화 사고의 원인은 간접적인 원인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사의 처방 실수와 약사의 조제 실수, 의약품의 변질과 약 자체의 부작용 등의 원인이 있습니다.

특히 의료법에 있어서 약화사고의 쟁점은 약으로 인한 손해의 경우 제조물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약화사고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제조물 책임을 사용하는 근거로 크게 광의의 제조물 책임과 협의의 제조물 책임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광의의 제조물 책임의 경우 민법의 불법행위 책임과 하자담보 책임을 근거로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협의의 제조물 책임은 제조물 책임법에 근거합니다. 특수 불법행위의 책임을 묻기 위하여 만든 제조물 책임법에 기하여 약화 사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우선, 제조물 책임은 제조물 책임법 제 3조에 의하여 규정이 되어있습니다. 제조물 책임법 제 3조 1항은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그 제조물에 대하여만 발생한 손해는 제외한다)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 합니다.

여기서의 제조물이란, 제조되거나 가공된 동산을 의미하고, 결함이란 해당 제조물에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제조상·설계상 또는 표시상의 결함이 있거나 그 밖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제조물 책임법 제 2조) 제조물 책임법에서 결함은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제조상의 결함, 둘째, 설계상의 결함, 셋째 표시상의 결함입니다.

“제조상의 결함”이란 제조업자가 제조물에 대하여 제조상·가공상의 주의의무를 이행하였는지에 관계없이 제조물이 원래 의도한 설계와 다르게 제조·가공됨으로써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를 말합니다. “설계상의 결함”이란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대체설계(代替設計)를 채용하였더라면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대체설계를 채용하지 아니하여 해당 제조물이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를 말합니다. “표시상의 결함”이란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설명·지시·경고 또는 그 밖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해당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합니다.(제조물 책임법 제2조)

약화 사고의 경우 제조상의 결함이나 설계상의 결함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원래 의도한 설계와 다르게 약이 조제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대체 설계를 할 수 있는 것은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어느 정도 증명이 완화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약화 사고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에 가장 대표적인 판례 두 개를 이용하여 약화 사고에 적용되고 있는 제조물 책임 기준 및 입증 책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 제조물 책임의 법리를 의약품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인 K약과 관련한 판례입니다.

2003년 12월, 41세의 한 여성이 2003년 새벽, 술을 마시다가 쓰러져서 병원으로 응급 후송되었습니다. 이후 응급개두 수술을 시행하였으나 2003년 12월 9일 사망을 합니다. 유족들은 망인이 2003년 12월 1일 저녁에 복용한 K약 속에 함유된 ppa성분의 부작용으로 인하여 뇌출혈이 발생하였다고 주장을 합니다.

당시 이 사건은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일상적으로 먹게 되는 K약과 관련된 것으로 사회적인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었습니다.

사안의 경우 쟁점은 ppa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에 설계상 또는 표시상의 결함에 관한 판단 기준 및 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국가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였고 의약품의 제조물 책임법의 적용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였습니다.( 2007다52287)

그러나 제조물 책임의 법리를 의약품에 적용하는 일정한 기준을 만들기엔 본 판결이 매우 추상적입니다. 법원이 판단한 ‘결함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은 ‘제품의 특성 및 용도,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사용자에 의한 위험의 회피의 가능성, 대체 설계의 가능성 및 경제적인 비용, 채택된 설계와 대체 설계의 상대적 장단점’ 등입니다.

이는 본 사안의 의약품의 경우도 적용됩니다. 다만, 제조물 책임을 의료법 분야에 적용하기 위하여 의약품의 본질적인 특수성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으로 보입니다. 즉, 의약품의 경우 합성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질병을 치유하는 목적이 있는 반면, 본질적으로 신체에 유해한 부분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입증 책임과 관련하여 주목할 판결은 F약 사건입니다. (2008다16776)이 사건의 원고들은 혈우병 환자였습니다. 피고는 1988~1989사이에 HIV바이러스에 감염된 매혈자로부터 21회에 걸쳐 혈액을 구입합니다. 피고들은 혈액 원료로 이 사건 혈액 제제 제조를 합니다. 원고들은 1991-1994년 사이에 HIV감염이 된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 이에 원고들은 HIV감염에 따른 손해 배상 청구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은 “제약회사 내부자만이 알 수 있을 뿐이고, 의약품의 제조 행위는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일반인들이 의약품의 결함이나 제약회사의 과실을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렵다.” 라고 판단하며 입증책임을 완화 합니다. 즉, “제약회사가 제조한 혈액제제의 결함 또는 제약회자의 과실과 피해자의 감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후 있도록 증명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증명 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 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부합한다.” 라고 판시합니다.(대법원 2011.9.29. 선고 2008다16776 판결)

약화 사고의 경우, 판례는 제조물 책임의 법리를 적용하였고 입증 책임의 전환을 통하여 일반인들의 입증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약품분야에 있어 전문적 영역이 넓어지고, 정보의 불균등으로 인하여 일반인이 입증책임을 지기에 한계가 있는 본질적인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판례의 경향이 모든 의약품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의료법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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