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시아(NEXIA)논란을 통해 바라본 의약품 규제의 문제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6기 김선미

지난 2016년 1월 6일, 법원이 한방 항암제로 불리는 넥시아(NEXIA)*1)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며 자신의 블로그에 비판하는 글을 실은 한정호 충북대병원 교수에 대하여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명예훼손과 모욕죄를 적용하고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형의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한정호 교수가 의사의 시각에서 블로그를 통해 암 환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무허가로 넥시아를 제조해 판매했다는 주장과 넥시아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 문제 제기를 한 점에 대해서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이에 한정호 교수는 항소한 상태입니다.

넥시아에 관한 논쟁은 지금까지 수차례 보도되었을 만큼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논란의 개요는 이러합니다.

2006년 9월 ‘암치료 근거중심의학(EBM) 심포지엄‘에서 넥시아의 말기 암 치료성적 발표가 있었고, 당시 연구에 따르면 1997년 3월부터 2001년 5월까지 넥시아로 치료한 3·4기 암환자 216명 중 114명(52.7%)이 5년 이상, 4기 말기 암환자의 경우 22.4%가 5년 이상, 혈액암(백혈병 포함)은 73.1%가 5년이상 생존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 연구결과는 암환자 대부분이 일반병원에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장기이식 등 표준적인 치료와 병행하거나 치료가 끝난 뒤 단독으로 넥시아를 복용했기 때문에 넥시아만의 독자적인 효과로 보기 힘들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상당수가 환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분석한 결과이기 때문에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근거자료로는 부족하고, 추가적인 과학적·임상적 연구를 통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지속되자 최원철 교수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학술지인 ‘외과학연보(Annals of Oncology)’를 통해 넥시아의 말기 암 치료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저널에 항암치료에 실패했던 말기 전이성 신장암 환자가 넥시아 처방 후 ‘암 완전 소실 상태’를 유지하며 다시 건강해진 사례를 소개한 정식논문(전이된 신장암 치료를 위한 가능성 있는 치료법으로서의 RVS 추출물: 임상 2례)이 실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 교수가 근거로 제시한 논문만으로는 임상적 효능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재차 지적했습니다. 이어 최원철 교수는 2009년 11월 25일과 2013년 2월 7일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넥시아’의 의학 버전인 ‘아징스75(AZINX75)’에 대한 2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아 전국의 병원에서 실제 임상시험 2상을 진행했지만 모두 2012년 조기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넥시아를 통해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했지만, 한편으로 환자단체연합은 ‘환자단체넥시아검증위원회’를 발족해 보건복지부에 안정성, 유효성 검증을 요구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넥시아를 비판하던 한정호 교수는 최원철 교수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여 해당 판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본 판결은 명예훼손에 대한 판단이 중점적으로 있었을 뿐 넥시아의 임상효과나 안전성을 검증하고 인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넥시아의 검증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넥시아는 과연 의약품에 해당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적어도 환자를 치료하는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면, 넥시아에 대한 안전성과 효용성에 관한 근거가 존재하는지, 정부가 그것을 검토하여 넥시아가 사용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먼저 의약품의 법적 개념을 살펴보겠습니다. 약사법 제2조(정의규정) 제4호에서는 의약품을 ‘대한약전에 실린 물품 중 의약외품이 아닌 것,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 중 기계 또는 장치가 아닌 것, 사람이나 동물의 구조와 기능에 약리학적 영향을 줄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 중 기구·기계 또는 장치가 아닌 것’이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개념에 따르면, 넥시아는 의약품에 해당된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의약품의 시판은 약사법 제31조(제조업 허가 등)에 따라서 임상시험을 거쳐 안정성(safety)과 유효성(efficacy)이 검증이 되면,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거친 후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해당 판결에서 법원은 “한의사는 약사법 부칙에 따라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를 직접 조제할 수 있고, 최 교수가 소속된 단국대병원은 소속 한의사들이 자신의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 사전에 넥시아를 조제하고 이를 치료에 사용한 것일 뿐 일반 수요에 응하기 위해 넥시아를 제조해 암환자들에게 판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데 이어 “최 교수는 한의사로 현행 실정법 테두리 내에서 넥시아를 자신의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 조제한 것일 뿐 일반의 수요에 응하기 위해 제조·판매한 것이 아니고, 넥시아는 약사법에서 규정하는 임상시험 등 절차가 요구되는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한의사가 옻나무 추출액을 자신의 환자들에게만 사용할 경우, 약사법 부칙 제8조에 따라 한의사에게 치료용 한약제의 조제가 허용되는 등 한방 의료의 특성상 한의사가 치료행위에 수반하는 범위 내에서 한약재를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가공하는 것은 적법하게 허용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조제’란 일정한 처방에 따라서 두 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배합하거나 한 가지 의약품을 그대로 일정한 분량으로 나누어서 특정한 용법에 따라 특정인의 특정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약제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제조’란 일반적인 수요에 응하기 위해 의약품을 산출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위 법원의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적 근거가 있습니다.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제24조(안전성·유효성 심사대상) 제1항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4조제1항제1호 및 제9조에 따른 안전성·유효성 심사는 품목허가 또는 품목변경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 또는 품목변경신고를 하는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제4호에 ‘제2조제14호에 따른 한약서에 수재된 처방에 해당하는 품목(처방량, 적응증, 복용법, 제조방법 등이 모호하거나 미기재된 품목인 경우 한약서 중 유사처방을 적용할 수 있는 품목을 포함한다)’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약사법에도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심사 절차는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넥시아도 약품에 해당한다 할 것이지만 한약이라는 이유로 다른 약품과 달리 규정이 되어 있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입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한약제제를 승인받을 때에는 옛날 한의학 서적에 적힌 처방인 경우 예외규정을 두어 안전성 및 유효성 관련 자료를 면제받고 있으며, 한의사가 한약을 사용하는 데에는 사전규제 없이 천연물질이라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약에 대한 검증을 제도적으로 마련하지 않으면 안전성과 유효성이 담보되지 않을 우려가 큽니다. 임상시험이 의무화되지 않는다면 환자를 보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다른 의약품과 한약을 이처럼 달리 규정하는 것은 그 타당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입법미비의 문제가 있습니다.

현행 법규를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그대로 수용한다 하더라도, 한방분야는 의약분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한의사의 경우 제조와 조제·판매를 모두 할 수 있어 제조자와 조제자·판매자가 쉽게 구별되지 않습니다.*2) 한약재를 일정 비율로 혼합하여 가공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전형적인 한의약품의 경우 제조와 조제의 구별도 현실적으로 명확하지 않아, 한의약품의 제조 또는 조제가 가능한 자가 한의사 이외에도 한의사와 한약조제자격을 갖는 약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제조자가 너무 많고 제조자에 대한 규제가 매우 느슨하고 약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선정원, 2012, 한의약품 제조규제의 강화. 행정법연구, (32), 223-247.)

그러한 법·제도적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넥시아의 효능에 관하여 약10년을 이어온 논란이 있고, 객관적으로 명백한 근거가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제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증을 시도조차 않는 것은 적절한 것일까요? 제조자로부터 의약품 품목허가 신청이 있을 때 비로소 약효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수행해야만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하여 의문이 듭니다. 헌법 제36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명시하고 있고, 헌법에서는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관한 권리, 알 권리, 보건에 관한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한의사가 조제한 한약은 검증을 위한 별도의 절차가 없는 실정이고, 한약 처방은 검증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정부로서는 그 효능에 대한 혼란을 정리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여러 의료행위 중 어느 것이 최선인지 독자적으로 결정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정부는 넥시아의 제조과정이 과연 한의사에게 허용된 조제 범위에 들어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법적 규명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관련 문제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 및 신고에 관한 규정 제24조 제1항 제4호 위헌확인 등에 대한 위헌소송'(2015헌마1181)에 관한 사전 심사를 거쳐 전원심판부에 회부한 상태입니다.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지만, 한의학의 표준화 및 과학화,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할 때 분명히 의미 있는 고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의약품 규제는 국민의 건강과 맞닿아있는 예민한 문제입니다. 안전성과 유효성의 보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그런 점에서 위에서 지적된 한약 치료제에 대한 규제 강화를 위한 법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넥시아 논란과 유사하게 의료행위나 의약품의 효능 및 안정성이 문제 될 경우, 제대로된 국가라면 관련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두고만 볼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또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법적 미비가 있다면 보완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넥시아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한약 치료제들이 제도적으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아 의료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널리 환자를 치료하는데 안전하게 쓰이길 바랍니다. 긴 시간동안 이어온 넥시아 논쟁도 이제는 공적 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검증하고 환자들의 혼란을 정리해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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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넥시아(NEXIA; Next Intervention Agent)”는 암 치료에 사용 중인 원내조제한약 “법제칠피추출물”에 관련한 연구 프로젝트명입니다. 자연스럽게 치료제 명칭으로도 불리게 됐습니다. 최원철 교수를 중심으로 한의사, 의사, 한약사, 의학통계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에 의해 1996년부터 광혜원한방병원(1996~현재)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암센터(2005~2013.2)에서 진행해왔고, 현재는 단국대학교병원 융합의료센터(2013.12 ~현재)를 중심으로 진행 중입니다. 법제칠피추출물(Allergen-Removed Rhus verniciflua Stokes, 이하 aRVS)은 넥시아 프로젝트의 핵심소재로 한국의 전통 의약 문헌인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등에 기재되어 있는 향약인 건칠과 칠피의 독성을 제거하고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포제법으로 전처리한 원내조제한약입니다.

(출처: http://dkuh-nexiacenter.com/page/sub41.php)

*2) 약사법 부칙 <법률 제8365호, 2007.4.11.> 제8조 (한의사ㆍ수의사의 조제에 관한 경과조치) 한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를 자신이 직접 조제하거나 수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동물용 의약품을 자신이 직접 조제하는 경우에는 제23조제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제할 수 있다.

넥시아(NEXIA)논란을 통해 바라본 의약품 규제의 문제”에 대한 2개의 생각

  1. 우리 현행 약사법은 내용도 복잡하거니와, 규제가 대부분 고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많은 법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 번 정비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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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방사의 한약조제에 있어서 초법적인 권한에 대해 문제제기는 안되고 있으면서, 정작 문제제기를 한 한정호 교수만을 명예훼손으로 처벌한다는 것은 본 문제의 핵심에서 멀어졌다는 것 같습니다.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약사법 부칙에 마련된 조항은 2007년도 개정인데, 당시에 법개정에 참여했던 분이 아직 살아 계실거 같은데, TV토론과 같은 장이 마련되면, 부칙을 만든 분들의 의견을 들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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