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 처리의 문제점 및 개선의 필요성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6기 김선미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와 2015년 메르스, 최근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까지 점차 치명률 높은 신종 감염병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유행하게 되는 바이러스 질병의 경우의 가장 큰 관심사는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감염 환자를 치료하는 전 과정에는 확산의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오늘은 의료폐기물 처리 문제와 관련하여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폐기물관리법 제2조 제5호에 따르면 “의료폐기물”이란 보건·의료기관, 동물병원, 시험·검사기관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중 인체에 감염 등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과 인체 조직 등 적출물(摘出物), 실험 동물의 사체 등 보건·환경보호상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폐기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폐기물을 말합니다. 의료폐기물의 특성상 가장 큰 문제는 감염성이며, 세균 및 바이러스 등이 환경에 노출될 시에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전염병 등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작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환경부는 각 지방청과 지자체, 한국환경공단,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메르스와 관련하여 사용된 모든 의료폐기물은 배출장소에서 전용용기에 담아 소독하고 폐기물 발생당일 소각업체로 운송하여 태우겠다고 했으나 이러한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왔습니다. 실제로, 당시 관련 의료폐기물은 진원지인 수도권에서 경북지역 등으로 엄청난 양이 이동하였습니다. 메르스를 통해 문제가 드러난 바 있는 것처럼,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총 의료폐기물 발생량의 40.5%인 47,127톤이 100km 이상 장거리 이동을 한 후 처리되었으며, 특히 19.5%인 22,762톤은 200km 이상 장거리 이동을 한 후 처리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상위 2,000개의 의료기관 중 52.5%인 1,049개의 의료기관에서 의료폐기물을 1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처리업체에 위탁하여 처리 하고 있는 결과입니다. (의료폐기물 장거리이동 현황과 관리시스템 구축 방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혜진, 2015) 또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상위 2,000개 병원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의 경우 60%정도가 수도권 안 소각로에서 처리되고, 나머지는 경상권과 충청권에 소재한 소각로에서 처리되고 있다고 합니다. 충청권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은 절반 정도가 충청권 소재 소각로에서 처리되고 있고 20%가 넘는 양이 경상권, 15% 내지 18% 정도가 수도권으로 이동되어 처리되는 등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의료폐기물이 경상권으로 이동하는 양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의 경우 경상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증가하였고, 강원권과 제주권은 경상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줄었으며 각각 수도권과 전라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합니다.(의료폐기물 발생 및 처리의 공간적 분포에 관한 연구, 한국환경보건학회지, 2015.12, 449-457)

이와 같이 의료폐기물이 장거리 이동하여 처리되는 이유는 지역별 의료폐기물의 처리시설의 입지 불균형과 입찰경쟁을 통한 의료폐기물처리업체 선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의료폐기물 처리권역이 지정되지 않아 폐기물 소각비용이 저렴한 소각장을 찾아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의료폐기물은 다른 폐기물에 비해 처리비용이 높은 편인데, 전용용기에 배출해 밀봉한 후 수집 운반하기 때문에 압축운반을 할 수 없고, 지게차 등 장비를 이용해 상·하차 작업을 해야 하며, 전용운반 차량을 사용해야 하고 지정폐기물 소각장에서 소각한 후 매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료폐기물이 장거리 이동하게 되면 운반사고로 인한 폐기물 유출이나 전염성 확산 등 위험에 더욱 노출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사회적으로 고조된 감염 우려를 반영하여 환경부는 ‘격리 의료 폐기물’에 대한 분류기준을 추가한 폐기물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2016년 1월 21일 공포·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분류기준을 추가하여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앞으로 의료폐기물 증가량과 비상 상황을 고려한다면 의료폐기물 처리방법을 다양화하고, 관련 규제를 전면적으로 검토하여 보다 근본적인 개선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장거리 이동을 포함한 의료폐기물 처리의 문제들을 안전하게 규제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거리규제와 권역규제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거리규제 방법(예 : 100킬로미터 이내 이동)은 장거리 이동을 명확하게 규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규제의 복잡성으로 인한 규제비용이 매우 커지는 단점이 있으며, 권역규제 방법은 의료폐기물의 장거리 이동을 간접적으로 규제하기 때문에 의료폐기물 장거리 이동 억제 효과가 거리규제 방법에 비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반면, 규제가 비교적 단순해져 규제비용이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의료폐기물 장거리이동 현황과 관리시스템 구축 방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혜진, 2015)

더욱 근본적으로는 의료폐기물 전용소각로를 증설하거나 권역별로 자가 처리의 비율을 늘리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는 소각 중심의 의료폐기물 처리방법을 멸균과 소독 등으로 다양화하고, 의료기관 자체에서 의료폐기물을 무해화 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는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한편, 의원급 병원의 의료폐기물 처리 계약은 배출자와 운반자, 처리자 간 3자간 계약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바,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들의 의료폐기물 처리비 인상으로 인하여 병원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나서서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여부를 감시 및 감독할 필요성이 있고 적법하고 안전한 의료 폐기물 처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비용 지원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산광역시의사회는 지난 3월 2일 기존 업체들이 구성한 공조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소각장과 업무계약을 체결하고, 기존 업체의 폐기물 처리 및 수집운반에 관한 허가권을 양도받아 직접 의사들이 의료폐기물 처리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의료폐기물 배출자가 직접 의료폐기물을 처리 사업에 뛰어든 것은 비용적정화의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로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전염병은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하여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의료폐기물은 계속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의료폐기물 관리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검토한 바와 같이 합리적 비용을 통한 적절하고 안전한 의료폐기물 처리를 위하여 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의료폐기물 처리의 문제점 및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2개의 생각

  1. 의료폐기물은 정해진 폐기통에 넣으면 그 다음부터는 다 잘 처리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현실은 그것보다 훨씬 복잡했군요. 의료는 정말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은 영역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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