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확산과 처벌 수위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이영신

요즘 공중보건과 관련해서 안 좋은 소식들이 자주 들려옵니다. 작년에 크게 터졌던 메르스 사태부터 지카 바이러스, 국내에서 15년 만에 발생하여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콜레라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그 와중에 서울에서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는 지난해 서울 양천구 모의원과 올해 초 강원도 원주시 모의원에서도 발생하여 사회에 충격을 주었는데 또 다시 동작구 소재 모의원에서 환자가 대거 발생한 것입니다.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에 감염되었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체의 면역반응으로 인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이 질환은 단순한 염증에서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되면 간경화로 발전하고 이후 간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질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요 전염 경로는 오염된 혈액, 혈액제제 수혈이나 장기이식, 정맥주사 약물남용, 안전하지 않은 주사나 의료시술, 오염된 주사기나 바늘에 찔리는 경우, C형 간염 감염자와의 성접촉, C형간염에 간염된 산모로부터 신생아로의 수직감염 등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는데 이번 사태에서 문제가 된 부분이 주사기 재사용 여부였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에 문제가 된 의원이 신경차단술, 통증 치료, 급성 통증 완화 주사 등을 시술하는 과정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의원과 올해 초 강원도 원주시 의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 역시 병ㆍ의원의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혈액 등으로 감염되는 C형간염의 특성상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은 집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몰지각한 병원에서 비용상의 문제 등을 들어 음지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C형간염 집단감염 위험이 확인된 서울 동작구 의원의 의료인의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처벌이 이루어질까요? 안타깝게도 그 처벌 수위는 높지 않을 전망입니다. 앞서 언급한 지난해 모의원 사태와 달리 문제가 뒤늦게 알려져 행정처분 소멸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을 뿐더러 아직 주요증거도 발견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의료법 제66조에 따르면 의료인의 자격정지 처분은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하지 못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제66조제1항제1호, 동조제6항). 이에 따르면 역학조사 대상 기간이 2011∼2012년 사이이기 때문에 2011년에 발생한 위법행위는 소멸시효가 지난 상태입니다. 2012년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해서는 아직 여지가 남아있지만 소멸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보이는 물증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강력한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난 5월 국회는 일회용 주사 관련 의료용품을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습니다. 19대 국회에서 통과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살펴보면 ‘의료인에 대하여 일회용 주사관련 의료용품을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여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며 위해정도가 중대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제4조제6항, 제65조 제1항제6호, 제87조제1항제1호의2)’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의료용품의 재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면허취소 등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는 의료법 기준상 상당히 강력한 처벌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법률안 통과 후 6개월 후인 2016년 9월 30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해당의원을 이 의무위반으로 엄중히 처벌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현행 의료법으로는 비윤리적인 의료인에 대해 자격정지 1개월, 해당 의료기관에는 시정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C형간염 집단감염은 후진국형 의료사고로 봅니다. 혈액 등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의료선진국, 의료관광을 전면적으로 홍보하는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부 병원이 수익 등을 이유로 이러한 행태를 지속한다면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복지부에서 C형 간염에 대한 감시체계를 표본감시에서 전수감시로 전환하는 방법을 추진 중인데 그동안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부분 역시 바꾸어야하고 법으로 이러한 행위에 대한처벌의 수위를 높여 예방하고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의료기관 내에서의 자성의 목소리와 각 의사들의 책임의식 재고가 문제를 예방하는데 가장 주요할 것입니다. 일단 사태가 발생하면 항상 피해를 입는 것은 병원을 사용하는 국민들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C형간염 확산과 처벌 수위”에 대한 1개의 생각

  1.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사기를 재사용 하는 것이 이번 의료법 개정으로 비로소 형사처벌이 가능해진 것일까요? 기존의 일반 형법이나 의료법 다른 조항으로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처벌이 불가능한 것이었을까요? 어차피 새로운 입법도 위 내용대로라면 1회용 제품을 재사용하는 것 자체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하여 심각한 위해가 발생한 경우에 처벌하는 것인데, 그런 행위는 기존 형사법으로 충분히 처벌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좋아요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