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과 기후난민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5기 이영신

 얼마 전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북극곰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 먹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극곰의 모습을 방송에 담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기후변화로 인해 고통을 받고 갈 곳을 잃은 ‘기후난민’의 상징으로 북극곰이 일반적으로 화자되고 있긴 하지만 지구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태 뒤에 기후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북극곰은 수 천 년 동안 가을이 되면 북극해로 헤엄쳐 나가 물범을 잡아먹고 살았습니다. 지방이 많은 물범 고기는 북극곰의 귀중한 영양분으로, 북극곰은 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잠깐 나올 수밖에 없는 물범을 잡아먹습니다. 하지만 북극은 지구상에서 기후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곳으로 지구의 다른 곳보다 온난화가 두 배 이상 빠르고, 얼음이 녹는 속도도 빠릅니다. 유빙이 녹아 해안가에서 떨어진 깊은 바다에 있어 수영을 잘하는 북극곰들도 접근이 쉽지 않고 수영을 해 나가더라도 쉴 곳이 없어 익사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국제자연보호연맹은 북극곰 개체가 2050년에는 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북극곰 생태를 연구하는 이들은 북극곰 개체수 감소가 직선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지만 북극곰이 예전처럼 빨리 자라지 못하고 크게 자라지도 못하면서 서서히 멸종의 길로 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멸종위기 동물들의 경우 밀렵 같은 지역적 위기에 직면한 경우가 많은데 북극곰은 지구적 온실 가스 배출에 의해 멸종이 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극곰만 기후난민이 되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후난민은 기후변화로 생존을 위협받고 불가피하게 삶의 터전을 떠나는 사람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태평양 섬나라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이주하는 문제부터 산불이나 홍수로 살 곳을 잃은 사람들, 기후변화에 기인한 분쟁으로 삶이 전쟁터로 바뀐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21세기 인권침해의 주범이며 세계 인권운동은 최근 들어서야 기후변화를 가장 심각한 구조적 폭력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생명권·건강권·생계권·재산권·자기결정권 등의 다양한 침해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21세기 최악의 인종청소 사건으로 악명 높은 수단 다르푸르 사태(2002~2003년)는 최초의 기후전쟁으로 꼽힙니다. 인도양의 기온 상승이 계절풍에 영향을 미쳐 다르푸르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수십 년간 계속되자 목축이 중심이었던 북수단 사람들은 에카루의 부족처럼 물을 찾아 남하했고, 남수단에 위치한 사람들과 대립하기 시작했습니다. 피부색도 다르고 종교도 다른 두 집단은 전쟁을 벌였고, 이로 인해 30만 명이 죽고 220만 명에 육박하는 이재민이 발생하였습니다. 수단 다르푸르 사태는 흔히 인종과 종교가 빚어낸 참사라고 여겨지지만,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이런 일들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유럽 난민 사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리아 난민도 결국 ‘기후난민’입니다. 인류문명의 주요 발상지인 시리아가 속한 ‘비옥한 초승달 지대’는 에덴동산이 있던 곳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풍요로운 곳이었으나 지금은 불모지가 되었습니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진 기상관측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농민들은 삶의 터전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었습니다. 150만명이 넘는 농민이 농지를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자 인프라 부족으로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었고 이런 배경 하에서 반정부군이 조직되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기후난민은 환경 때문에 발생하지만 수많은 정치, 사회, 경제적 문제를 부를 수 있고, 소요나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시리아의 많은 난민을 수용한 유럽에서도 난민 수용이후 많은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난민수용에 우호적이었던 국가에서도 최근 일련의 사태이후 난민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었으며 국경 폐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갑자기 생활패턴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기후재앙은 이미 시작됐고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추세가 이어지면 기후난민이 2억 명 이상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들려오고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난민문제가 이 시대 인류의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2016년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심한 폭염에 힘든 여름을 보낸 기억이 있고, 어느 순간부터 4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의 날씨가 점차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봄과 가을은 짧아지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기후변화의 한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사회 구조적 문제인 측면이 있으나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작은 일 하나라도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은 개인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논문>

크리스천 퍼렌티, 『왜 열대는 죽음의 땅이 되었나』, 미지북스, 2012

하랄트 벨처 , 『기후전쟁』, 영림카디널, 2010

이예니(2011), Climate change and human security : extreme weather and its impact on Mongolian nomads = 기후변화와 인간안보 : 급격한 기후변화가 몽골 유목민에 미친 영향, 학위논문(석사) ,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 국제학과(국제협력전공)

<기타자료>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9142123405#csidxc2595bb449015aaa3a5ddd6865d3ba8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68839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9/18/0200000000AKR20150918039300009.HTML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6/10/05/201610050033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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