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부모 아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5기 이영신

아이를 건강하게 낳아 기르는 것은 많은 부모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요즘에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갖기 전부터 운동을 하여 건강을 관리하고 기형아 방지를 위하여 엽산 등을 섭취하는 것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런 노력만으로 유전에 의한 선천적 질병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유전에 의한 질병은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잘 키워보기도 전에 선천적 유전적 질병에 의해 수차례 자식을 잃는다면 부모로서의 상실감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입니다. 이러한 부모의 마지막 희망으로 2016년 4월(9월 발표) 멕시코에서 세계 최초로 ‘세 부모 아이’가 태어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세 부모 아기(Three-parent baby)’란 난자의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있는 생모의 난자에서 세포핵만 빼내 기증 받은 다른 난자에 넣고 이 난자와 생부의 정자를 인공수정함으로써 태어난 아이를 말합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인간의 세포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 소기관 중 하나로 섭취한 에너지원으로부터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대체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는 핵 DNA이지만 미토콘드리아도 일부 DNA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간 유전체의 염기쌍은 약 60억 개로 3,000개 정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그 가운데 미토콘드리아는 전체 유전체의 0.1%에 이르는 37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미토콘드리아 DAN의 돌연변이는 다양한 증후군과 관련이 있고, 이와 관련된 질환은 에너지 생성과 소비가 많이 이루어지는 기관들인 뇌, 심장, 근육 등에서 발생합니다. ‘세 부모 아이’는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에 이러한 유전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법률적 부모한테서 세포핵 DNA를, 기증자의 난자에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물려받게 됩니다. 이를 통해 친모의 미토콘드리아 이상에 의해 전해지는 심장병, 근육장애 같은 각종의 유전병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세 부모 아이 시술의 핵심은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없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여기에 엄마 난자의 핵을 이식하는 것으로, 세 부모 아기(미토콘드리아대체)시술은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전핵이식(pronuclear transfer)방식으로 환자(mtDNA에 돌연변이를 지닌 여성)로부터 난자를 채취하여, 체외수정(IVF)을 합니다. IVF 결과 생성된 수정란에서 전핵(pronuclei)을 꺼냅니다. 그 다음 환자의 전핵을 (전핵이 제거된) 기증자의 수정란에 이식하고 융합된 난자는 배아를 형성하는 방법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방추핵이식(spindle nuclear transfer)으로, 환자의 미수정란에서 방추체(spindle)를 꺼내고 환자의 방추체를 (방추체가 제거된) 기증자의 미수정란에 이식합니다. 그 다음 IVF를 이용하여 융합된 미수정란을 수정시킵니다. IVF 결과 생성된 수정란은 배아를 형성하는 방법입니다. 두 가지 시술은 난자가 수정되었는지 여부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세계 최초 세 부모 아이의 어머니 역시 미토콘드리아에 유전질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인 이브티삼 샤반은 유전적 중추신경계 질환인 ‘리 증후군’ 인자를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리 증후군은 난자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에 들어 있는 유전물질에 결함이 있고, 이 결함은 자녀에게 전달되는 유전병입니다. 이로 인해 지난 10년간 아이를 4번 유산했고, 어렵게 얻은 2명의 아이도 6세, 8개월 만에 각각 사망하여 결국 이 부부는 세 부모 아이 시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당 시술은 방추핵이식(spindle nuclear transfer) 접근방법을 이용하여 다섯 개의 배아를 만들었는데 다섯 개의 배아 중 하나만 염색체 개수가 정상인 것으로 밝혀져, 그것이 어머니의 자궁에 이식되어 하산이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 하산은 다행히 엄마를 통해 전달되는 유전병 인자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이번 시술을 진행한 연구팀 역시 아기 하산이 앞으로 엄마가 갖고 있던 유전적 질병을 겪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2016년 12월, 이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습니다. 세 부모 아기 시술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처음으로 실렸고, 이와 함께 영국 보건당국은 처음으로 ‘세 부모 아기’ 시술을 승인했습니다. 영국정부는 미토콘드리아 질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인간배아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90년 대 후반 이후 10여년에 걸친 논의와 토론 끝에 2008년 ‘인간수정 및 배아발생 법률(Human Fertilization and Embryology Act)’이 개정될 때 미토콘드리아 기증을 허용할 수 있는 첫 근거들을 마련했고 이후 다양한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규칙인 HFER을 만들었습니다. 이 규칙은 2015년 상원에서 최종 통과 후 시행에 들어갔지만 의료 현장에 해당 시술을 도입하기 위해선 인간수정·배아관리국(HFEA)의 승인이 필요하였습니다. 그 동안 관리국은 “임상 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는데 처음으로 동 시술을 승인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여러 규제로 인해 시술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유전자를 성형하는 기술들은 여러 가지 윤리적인 문제를 수반합니다. 관련 기술인 착상 전 유전진단은 아이의 장애여부를 살펴보기 위한 기술이지만 이를 성별 선택임신에 쓰려는 사람들이 많아 예전부터 도마에 오르고 있는 등 아이의 상품화가 문제됩니다. 또한 생물학적 부모 확장문제, 그 밖에 시술과정의 실수, 오류문제, 배아에 대한 취급과 처리문제는 단순히 유전자 성형의 문제가 아닌 생명에 대한 우리의 가치관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기술이 과연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도 문제입니다. 영국은 본 시술을 허용하기까지 긴 시간을 거쳐 심도있는 논의를 해왔습니다. 우리의 논의는 과연 어디까지 와 있는지, 어디에서 머무르고 있는지를 재고해야 할 때입니다.

 

 

<참고논문>

하대청, 차승현, 김근, 이연호, 백수진, 김명희(2015), ‘세 부모 아이’ 대 ‘세 사람 아이’

– 영국의 미토콘드리아 기증 법령 분석, 생명윤리 16(2), 49-66 (18 pages)

김한나, 김성혜, 김소윤(2015), 생식세포 및 배아 대상 유전자치료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한국의료법학회지 23(2), 211-224 (14 pages)

<기타자료>

김윤경 기자, “미토콘드리아 결함 모계 유전병 예방”, 2016.12.16. 뉴스1 기사http://news1.kr/articles/?2859744

신수빈 기자, “엄마 2명, 아빠 1명 ‘세부모 아이’ 첫 탄생”, 2016, 9, 29. 동아사이언스 기사http://news.donga.com/3/all/20160929/80534088/1#csidxe27d709f94c5e10a14fed0d3d68ee2a

양병찬 기자, “세계 최초의 ‘세 부모 아기’, 미국인이지만 멕시코에서 태어나”, 2016, 9, 29. 바이오토픽 기사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76248

이영완 기자, “’세 부모 아기’ 시술이 유전병 차단한다”, 2016, 12, 01. 조선비즈 기사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01/2016120100041.html#csidx9bb8d24f9eb8712850437a6789b286d

세 부모 아기”에 대한 1개의 생각

  1. 세 사람의 유전자를 가진 아기가 정상적으로는 생길수 없으니 생명윤리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만, 달리 보면 대리모가 낳은 아기 보다는 오히려 친부모의 유전자를 훨씬 많이 물려받아 태어난 아기인데 대리모의 아이보다 더 문제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생명윤리 이슈는 늘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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