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첨단바이오의약품법` 제정, 생명의료산업 발전의 마중물 될까

우리나라는 현재 약사(藥事)법을 통해 각종 세포치료제를 비롯한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사업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사법은 주로 합성의약품 위주의 규정만 마련되어 있을 뿐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내용은 최소한에 그치는 수준이어서 첨단 바이오의약품 연구를 뒷받침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보입니다. 약사법을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산업 현실에 맞추어 개정하거나 관련 조항을 삽입하는 것 또한 쉽지만은 않습니다. 약사법에는 의약품의 제조, 취급, 수입에 관한 조항은 물론 의약품 수입이나 한약사 관련 조항 등 이질적인 요소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약사법 총칙 일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대한민국 약사법 [시행 2016.12.30.] [법률 제13655호, 2015.12.29., 일부개정]

제 1조

“약사(藥事)”란 의약품·의약외품의 제조·조제·감정(鑑定)·보관·수입·판매[수여(授與)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와 그 밖의 약학 기술에 관련된 사항을 말한다.

제 2조

“약사(藥師)”란 한약에 관한 사항 외의 약사(藥事)에 관한 업무(한약제제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다)를 담당하는 자로서, “한약사”란 한약과 한약제제에 관한 약사(藥事)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각각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자를 말한다.

→ 약사법 내에 한약제재나 한약사에 대한 규정이 혼재된 모습입니다.

 

제 12조 “복약지도(服藥指導)”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가. 의약품의 명칭, 용법·용량, 효능·효과, 저장 방법, 부작용, 상호 작용이나 성상(性狀)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

나.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 진단적 판단을 하지 아니하고 구매자가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 의약품 관련 연구나 개발이 아닌 약사(藥師)들의 일반적인 업무영역에 대한 조항도 섞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첨단바이오의약품법 관련 제도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 관련 규정이 인체조직법, 약사법 고시, 생명윤리법 등에 뿔뿔이 흩어져 있거나, 개별 법령마다 상이한 내용의 규정을 담고 있는 경우도 있어 연구자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유럽 선진국들이 꾸준히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적용해온 것과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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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등장한 융복합제제, 세포치료제, 조직공학제제,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제제, 융복합제제의 연구 및 활용에 대한 규정을 꾸준히 발전시켜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에 이미 첨단치료의약품법(ATMP법)을 제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규정은 개별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닌 유럽의약품청(EMA) 차원에서 모든 회원국들에 적용될 정도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을 받지 못한 탓인지, 우리나라의 바이오분야 글로벌 경쟁력은 2009년 15위에서 2016년 24위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정부가 바이오의약품의 허가심사와 관리기준 등을 정의한 ‘첨단바이오의약품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앞으로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을 통하여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 기반을 다지고 바이오의약품의 생산, 허가, 사후관리 규제를 함께 마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해 12월 이미 관련 연구용역을 마친 상태이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법조문을 작성한 뒤 의원입법 형태로 법안 제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제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비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보여준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성과는 주목할 만한 수준입니다.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연구 성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난해 미국 임상등록 사이트(www.clinicaltrials.gov –미국 국립보건원이 미국 내·외에서 실시되고 있는 임상연구의 등록을 받는 사이트로, 연구 참여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합니다. 국제적으로 임상연구 동향 분석에 사용됩니다.)에 신규 등록된 임상연구 47건 중 미국이 2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 8건, 한국 5건, 대만 3건 등이 뒤를 이어 지난해 새롭게 시작된 임상연구 건수에서는 중국이 한국보다 많았습니다.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이 제정되면 줄기세포 분야는 물론 바이러스, 유전자 등 기존 법으로는 관리되기 어려웠던 분야의 연구개발 또한 한층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을 마중물 삼아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가 확충되는 동시에, 생명의료분야 법제 또한 한층 발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박수현, 「첨단치료 의료제품(ATMP)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제법 고찰」, 『생명윤리정책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의료법정책연구소, 2014

2017년 3월 30일자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국회토론회(주최 정춘숙 의원) 자료집 「첨단바이오시대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 21쪽

2017년 4월 4일 서울신문, 「식약처·정춘숙 의원 ‘첨단바이오의약품법’ 만든다」, 임웅재 기자

2017년 4월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 「한국,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연구 세계 2번째로 많아」

2017년 4월 16일자 디지털타임즈, 「식약처, `첨단바이오의약품법` 제정 추진」,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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