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과 치료의 전제조건

주사기 주입 바늘

 

본 블로그는 ‘생명의료법 블로그’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생명의료법 블로거로서 생명과 의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은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보려 합니다. ‘생명’은 우리말로 ‘목숨’입니다. 그렇다면 ‘의료법’의 사전적 정의는 무엇일까요?

의료-법(醫療法) [의료뻡]

[명사] <법률>  국민 의료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법률. 의료의 적정(適正)을 기하여 국민 건강의 보호 증진을 목적으로 하며 의료 기관의 개설 및 시설 기준, 의료에 대한 과대 광고의 금지, 감독 따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정리해보면, 생명의료법은 결국 살아 숨 쉬는 존재라면 가지고 있는 생명을 보호하고 나아지게 하기 위한 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질병과 상해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고 나아지게하는 것은 결국 의료입니다. 이 의료가 윤리적으로, 절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법으로 제정된 것일 테고 말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비롯해 최근 라돈 침대, 그리고 연이어 터지는 의료사고까지 생명이 위협받는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지로 인해, 실수로 인해, 혹은 안일함으로 인해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생명의료법의 필요성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지난주, 연예인들이 스님과 하룻밤을 지내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됐습니다.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직접 밭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요리해 자급자족하는 저녁 식사를 준비했는데요, 스님은 식탁에 앉아 “이 상추가 내 입에 들어오기 전까지 몇 사람의 노고가 있었을까”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상추 재배를 위해 비닐하우스 만든 사람, 비닐하우스 제작을 위한 비닐을 운반한 사람, 운반을 위해 차를 만든 사람, 차를 위해 제철소에서 철을 만든 사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을 해보니 ‘자급자족’이라고 불렀지만, 실상은 내 입에 들어오는 상추 하나에 수십, 수백 명 이상의 노고가 쌓여있다는 의미였지요.

의료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제너가 종두법을 개발하고, 플레멩이 항생제를  발견했듯이 인류 생명의 연장이 한 사람의 업적인 듯 보이기도 하지만, 스님의 말씀대로 생각해보면 작은 생채기를 치료하기 위한 연고 하나에도 수많은 연구원이 연구했을 것이고,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있고, 공장에서 제조되어 원산지에 따라 차로, 배로, 때로는 항공으로 운송되기도 할 것입니다. 연고를 포장하고 있는 튜브나 상자도 같은 과정을 거칠테고요, 그렇게 우리 집 앞의 약국으로 온다고 생각해보니 수십, 수백 명의 사람 중 누구 하나 안일한 마음을 가지면 치료가 아니라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이미 지난 몇 년간 끊임없이 증명되어왔습니다.

물론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막지 못 하는 일도 있습니다. 콘테르달 스캔들, 일명 탈리노마이드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탈리노마이드 사건 역시 유럽에서는 1만명 이상의 기형아를 유발했지만, 미국에서는 당시 FDA의 신입 심사위원이었던 프랜시스 켈시(Frances Oldham Kelsey)가 서류 미비를 이유로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시판 중인 약임에도 불구하고 1년 넘게 통과시키지 않아 불과 십여 명의 적은 희생자만 나왔다고 합니다.

켈시의 사례로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면, 적어도 인재(人災)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듭니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예방은 예방주사를 맞고, 약을 먹는 것에 우선해서 예방주사와 약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사용되도록 관련된 사람들, 그러니까 우리가 모두 각자 맡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생명의료법’은 그 과정에서 응당 지켜야 할 당연한, 최소한의 원칙과 분쟁 요소가 있는 것을 사회적 합의 하에 문서화시켜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 개개인은 준법정신을 넘어 나와 타인을 위해 생명과 의료의 의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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