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의 의료사고

강아지, 고양이 등 애완동물 … 정말 ‘물건’으로 보아야 할까요? 일단 현행법에서는 그렇다고 합니다. 본 블로그에서도 비슷한 주제의 글이 이미 게시된 바 있는데, 일단 우리나라의 현행 민법에서는 애완동물을 물건으로 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이 ‘물건’이 아프기도 하고, 그럴 때면 병원도 가고, 진료도 받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동물병원에서 이루어지곤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동물을 물건으로만 취급하는 일 처리 방식은 요즘 사회 분위기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동물의 질병을 치료하는 수의료기관에서 의료사고 내지 의료사고로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해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고 보여집니다.

사람에 대한 의료사고와 마찬가지로, 동물에 관한 의료사고 (내지 의료사고로 의심되는 상황) 역시 의료사고 여부를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에 대한 의료사고의 경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의 중재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동물의 경우 유사 시에 도움을 요청할 만한 중재기관마저 없는 현실입니다. 설령 소송 등을 통해 동물 주인이 자신의 피해를 구제받고자 하더라도, 애완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는 현행 법제도 하에서는 애완 동물의 최초 구입비 정도를 배상받는 선에서 그칠 뿐입니다. 과연 이 것으로 충분할까요?
애완동물의 경우 주인과의 긴밀한 정서적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애초에 정서적 유대관계를 맺을 목적으로 애완동물을 기르기 시작하는 경우도 대다수라고 생각합니다.),

애완동물이 자연적 수명을 다하여 자연사하게 되는 경우에도 그 주인들이 애완동물의 죽음으로 인해 정서적 공황상태를 겪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러한 경우를 일컫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입니다. <Pourquoi les gens ont-ils la meme tete que leur chien,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 심리학)> 의에 따르면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여자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유사한 고통을, 남자들은 친한 친구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겪을 정도라고 합니다.
자연사의 경우도 이럴진대, 만약 의료사고로 자신이 사랑하는 애완동물을 잃게 된다면 과연 그 최초 구입비를 보상해주는 정도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애완동물이 사망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의료사고 내지 의료사고로 의심되는 상황으로 인해 생리적 기능에 손상을 입거나 눈에 띄는 장애를 입게 된다면 이 역시 문제가 될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단지 애완동물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해결만을 염두에 두고 애완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현행 민법 체계 자체에 손을 대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당장 현행 법 체계 내에서 애완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것을 바꾸기 어렵다면, 사람의 의료사고에서처럼 동물 의료분쟁 중재기관을 통한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러한 해결책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동물복지에 관한 논의는 물론 애완동물로 인해 많은 정서적 안정과 생활에의 도움 등을 얻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 이서윤 , 2009 , 현대 한국사회에서 ‘애완동물’의 사회학적 의미 , 석사 , 부산대학교 대학원
  •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 2012 , 201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보고서
  • 박주은 , 2013 , 여성의 반려견 죽음에 대한 경험 , 석사 , 한양대학교 임상간호정보대학원
  • 황명철 , 2013 , 애완동물 관련시장 동향과 전망 , NHERI 리포트 215
  • 리타 레이놀즈 , 2009 , 펫로스 반려동물의 죽음 , 책공장 더불어

애완동물의 의료사고”에 대한 1개의 생각

  1. 흥미로운 주장입니다만, 그러한 논리를 연장하면 애완동물 뿐만 아니라 무생물에까지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자동차 추돌사고로 아끼는 자동차가 망가진 경우라든가 이웃의 실화로 하나 뿐인 결혼앨범이 전소가 된 경우 피해자의 “주관적인 상실감”에 얼마나 큰 가치를 부여해야 할까요? 애완동물의 경우에는 생명이 있으므로 특수하게 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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