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해결, 이대로 괜찮은가요?

현대사회에 이르러, 의료는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료사고의 위험을 수반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의료의 어두운 면과 같은 의료사고는 의료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의료사고를 겪는 환자들은 신체적 피해와 함께 의료분쟁이라는 이중적 고통을 겪게 됩니다. 본 글에서는 의료분쟁 해결방법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서 살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의료분쟁조정중재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보건의료인이 환자에 대하여 실시하는 진단 · 검사 · 치료 · 의약품의 처방 및 조제 등의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 · 신체 및 재산에 대하여 피해가 발생한 경우’ 로 의료사고를 정의합니다. 즉, 의료행위에 본질적으로 내재된 위험이 현실화되어 환자가 원치 않았던 나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 간의 다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을 ‘의료분쟁’이라 합니다. 의료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의료분쟁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오고 있습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상담건수 중 전화상담이 아닌 2차 상담인 전문 상담은 매년 1000여 건씩 증가했습니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의료사고 피해 건수 역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얼핏 보면 의료분쟁과 한국소비자원은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 의료분쟁 해결에 있어 다양한 구제절차가 존재합니다. 의료사고 피해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을 상대로 직접 합의하는 방법,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또는 한국소비자원에 조정 및 중재를 신청하는 방법, 법원에 의료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료분쟁으로 이어진 의료사고는 실질적인 합의가 어렵습니다. 또한, 의료소송은 변호사를 선임하여 정식적인 소송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조정 및 중재절차가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효율성이 장점인 이 방법에도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의료분쟁조정은 의료사고의 원인이 된 행위가 종료된 날로부터 10년,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이내에 조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조정절차는 약 90일 이내에 처리결과가 나오도록 되어 있으며, 조정신청 수수료 외에는 별도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정부로부터 출연받은 기관으로 의료의 특수성을 감안한 사실조사와 전문감정 등의 조정업무를 통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전문성을 겸비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절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구제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조정의 성격상 쌍방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므로 법원처럼 당사자를 기속시킬 수 없다는 점이 허점이 됩니다. 피신청인 측인 의료기관이 동의하지 않으면 의료사고 분쟁 조정절차가 개시되지 않는다는 제도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16년 11월 30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을 사망, 의식불명, 장애 등 중대한 피해가 있는 경우에는 피신청인 측의 동의 없이도 조정 절차가 개시되도록 개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동 개시 요건이 ‘사망’, ‘중상해’ 등으로 지나치게 엄격해 법 시행 의미가 크지 않은 것이 현황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료분쟁에서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구제책을 보장하는 것과 의료분쟁 자체를 예방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입니다.

분쟁의 해결에 있어 조정의 성립은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과 피해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 요건을 사망, 중상해 등으로 한정짓지 않고 확대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2019년 1월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에서는 피신청인이 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사유서를 제출을 의무화하며, 이를 어길 경우 조정을 개시하는 개정안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나아가 근본적으로 의료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료 사회는 의료인의 새로운 의학지식 습득 및 주의 의무를 다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만일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의료분쟁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치료 커뮤니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환자와 의료진의 관계가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반한 수직적 관계가 아닌 의료계약에 기초한 대등한 관계로 발전한다면, 환자의 권리가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게되어 의료분쟁으로 이어질 확률이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의료기술에 따라 다양한 양상의 의료분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법과 정책을 통해 분쟁의 해결이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면, 보다 향상된 의료시장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참고문헌>

-의료사고와 의료분쟁, 2016.6.25, 김나경, 커뮤니케이션 북스

-김경례(2012.). 『소송 외적 의료분쟁 해결-한국소비자원 의료피해 구제 사례분석을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위키백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https://ko.wikipedia.org/wiki/, (2018.12.28.)

의료분쟁 해결, 이대로 괜찮은가요?”에 대한 1개의 생각

  1. 글쓴이가 지적한대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지만, 의료사고가 어차피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 소모적이지 않게 분쟁이 해결되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조정이 활성화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됩니다.

    Liked by 1명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