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불평등과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덴마크인들은 자신이 아프면 가장 먼저 ‘커뮨(kommune, 지방정부)’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알린다고 합니다. 또한 덴마크의 노인들은 공동 주택에 함께 모여 살며 파티를 하고 수영, 공놀이, 춤 등 다양한 놀이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하는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즐긴다고 합니다. 매년 1000명이 넘는 무연고사망자에, 고독사를 걱정하는 노인이 4명 중 1명꼴이라는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굉장히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오늘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더욱더 문제가 되고 있는 건강불평등의 심화와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건강불평등이란 건강에서 나타나는 개인들이나 집단들 사이의 차이(difference), 변이(variations), 격차(disparities)를 지칭하는 일반적인 용어를 의미합니다. 국제건강형평성학회는 건강불평등을 “사회적, 경제적, 혹은 지리적으로 구분되는 인구집단들 사이에서 체계적이고 잠재적으로 개선 가능한 한 가지 이상의 건강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하는 상태”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유럽에서는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건강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노력을 강조하는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정책이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습니다.

커뮤니티 케어의 가장 대표적인 나라로 영국을 들 수 있습니다. 영국은 미국을 제외한 서구 선진국 중에서 건강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국가인 것으로 1980년 블랙보고서를 통해 밝혀지면서 건강불평등 연구를 촉진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랙보고서가 출간된 지 17년이 넘은 해에, 정부는 건강영향평가를 실시하여 영유아를 둔 엄마와 산모, 아동들의 건강을 개선하고 건강불평등을 줄이는 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정부 정책에 건강불평등의 문제를 반영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영국은 오래전부터 지역사회 기반의 서비스가 강조되어, 노인과 장애인의 독립적이고 정상적 삶을 위한 대안으로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를 주목해왔습니다. 이후 영국은 건강불평등의 해결책으로서 지방정부의 역할을 중요시함으로서 각종 정책 모델들의 테스트를 통해서 지역사회 기반의 의료 및 생활 복지 서비스를 구축하게 됩니다.

국내에서도 2018년 초 보건복지부에서 취약층 돌봄 체계를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로 전환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커뮤니티 케어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체계’를 의미합니다. (보건복지부, 2018)

건강불평등의 해결을 위해 커뮤니티 케어가 중요시되는 것은 건강불평등이 지역 사회 간의 차이로 가장 뚜렷하게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작성한 보고서 ‘건강불평등과 지역사회 건강증진’에 따르면 지역사회는 동일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 유사한 건강문제를 지니며,  지역사회는 경제적 공동체로써 생산, 분배, 소비에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생산과 소비는 근로자와 소비자 모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또한 지역사회는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능력과 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건강 문제 해결을 위한 상부상조, 지지와 연대의 전통이 지역사회의 건강문제 해결에 큰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의료복지서비스 논의는 ‘국민건강보험’이라는 큰 등잔불 밑에 어둡게 그늘져 있던 건강 불평등의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의 심각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사회 차원의 복지서비스는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의료 취약 계층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에 사각지대가 너무 많이 존재하며, 건강의 문제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가까운 곳에서 돌볼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커뮤니티 케어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든 것으로 평가받는 영국이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지역 사회 기반의 복지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국민 건강 불평등의 문제를 정책의 중심에 세워두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조선비즈, [초고령사회 유럽을 가다]③ 노인복지주택에 어울려 살며 아프면 지방정부가 돌봐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2/2019010202121.html

윤태호. (2011). 지역 간 건강불평등 해결을 위하여. 월간 복지동향, (157), 10-14.

한국건강증진개발원(2014), 건강불평등과 지역사회 건강증진 

건강 불평등과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에 대한 1개의 생각

  1. 지역사회 차원의 의료복지 제공이 개념적으로는 훌륭하게 들리는데, 이를 뒷받침할 “지역사회”라는 것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일반적으로 존재하는지 개인적인 의문이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외국의 지역사회와 같은 모습을 우리나라에 찾아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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