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커뮤니티 활성화와 의료정보

지난 글에서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로 인해 환자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자발적 후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문제와 함께 미국의 환자 커뮤니티인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와 같은 환자 커뮤니티가 스마트 헬스 산업 분야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법적으로는 어떠한 쟁점을 가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트워크를 넘어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발달하고, IOT로 인하여 기기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발전된 IT 및 의료기술은 의료 제공자와 이용자를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표준 처방이 아닌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일반화시키고, 치료에 있어서도 환자 중심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정보교환을 수반합니다. 각 개인이 네트워크로 연결됨에 따라 의사와 개인(환자), 개인과 정보 (Human Information Interaction) 그리고 개인과 데이터(Human Data Interaction) 간에 새로운 방식의 상호작용이 출현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방식의 상호작용들은 기존의 매스미디어에서 할 수 없었던 새로운 미디어와 스마트 디바이스 등을 통해 가능하므로, 어떠한 미디어를 선택하고 어떻게 정보를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건강 커뮤니케이션의 효용성이 결정됩니다. 즉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나타날 이용자들의 새로운 경험과 상호작용 그리고 정보를 인지, 처리하는 방식을 고려하여 건강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에서도 가장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경험을 느끼도록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건강 커뮤니케이션(Health Communication)이란 개인, 조직, 공중들에게 중요한 건강 이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며’, ‘동기를 부여하는’ 기술 및 방법

미국의 보건복지부(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2000)

건강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의료정보의 공유는 의료서비스의 단순한 홍보 및 광고를 넘어서고, 환자들 간에 서로 치료 방법 및 치료의 효과들을 공유하면서 의료정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습니다. 또한 헬스 리터러시를 향상시킵니다. 일찍이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환자들 간의 의료정보 공유가 활발하였던 미국의 경우에는 네트워크를 통한 의료정보의 공유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료진들에게도 유익하게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동일한 질병을 가진 사람들 간에 대화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의 경우 직접 자신의 솔직한 치료 경험과 데이터를 전 세계에 있는 같은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는 2004년에 29살의 젊은 나이로 희소 질환인 루게릭병(ALS)에 걸린 형제를 위하여 3명의 MIT 출신의 엔지니어가 만든 사이트로서, 기존의 환우회 커뮤니티와 같이 다른 환자들과 교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질병에 관한 기록들도 남길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의료 소비자인 환자들의 경우에는 특성상 다른 분야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강하다는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정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서로의 정보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환자 커뮤니티의 경우 여러 특정 질병에 따라 분류된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증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약을 언제 먹었고, 거기에 따른 효능/부작용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자발적으로 후기를 남기고 환자들 간의 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솔직한 건강자료들을 공유하고 자신의 질병을 스스로 관리하기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는 환자 모집에 더해 임상시험 진행까지 연계·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이트를 통해 환자들이 온라인에 모여 자신이 느끼는 증상, 복용하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기록을 남기면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합니다. 다양한 의료 후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사이트에 매년 미국 신규 환자 중 10%가 가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고 환자들의 헬스 리터러시(literacy)가 높아질수록 의사와 환자 간 의료정보의 흐름은 이전처럼 일방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의사들은 임상실험의 결과나 정보들은 좀 더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게 되고, 환자들은 그러한 자료들에 대해서 의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찾아낼 기회를 얻게 됩니다. 또한 온라인 공동체는 오프라인의 모임으로 연장되어 건강보험 등 각종 질병과 관련된 법적, 제도적 개선책을 정부에 요구하는 사회적 행위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보의 공유는 긍정적인 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 정보 공유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수록 제도적인 안전망이 필요하게 됩니다. 법적으로도 한쪽에서는 의료정보를 널리 보급하고 확대할 것이 규정되어 있지만, 반대의 측면에서는 의료 정보 중에서 의료 광고로 평가될 수 있는 정보의 경우에는 사전심의제를 통해서 공유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기본법 제 3조 제 6호

“보건의료정보”란 보건의료와 관련한 지식 또는 부호ㆍ숫자ㆍ문자ㆍ음성ㆍ음향ㆍ영상 등으로 표현된 모든 종류의 자료를 말한다. [전문개정 2010. 3. 17.]

보건의료 기본법 제 56조

보건복지부장관은 보건의료기관, 관련 기관ㆍ단체 등이 보유하고 있는 보건의료정보를 널리 보급ㆍ확대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전문개정 2010. 3. 17.]

이처럼 의료정보에 대한 보급, 확대를 위한 제도적 필요성은 이미 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의료정보’는 법률로 정의되어 있지 않지만, ‘보건의료정보’의 정의에 비추어 보면, ‘방송·통신. 컴퓨터의 융합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의료정보’로 정의될 수 있고, 쉽게 풀어 보면 의료인을 위해 각종 융합미디어 특히, 전자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는 질병, 치료, 보건 의료와 관련된 모든 종류의 자료를 의미하는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의료정보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들이 있을까요?

인터넷 의료정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뢰도입니다. 인터넷이라는 환경의 특성상 정보 공급자의 신원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의료정보들이 생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의 문제도 있습니다. 의료정보는 환자들의 신체, 나이, 성별 등 개인의 민감한 정보들이 반영되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들이 인터넷상에서 공유되다 보면 오히려 악용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선으로 인터넷상의 의료정보의 신뢰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들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의료정보의 질을 평가하는 방법의 하나인 혼코드(HONCODE)는1995년 창립되어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인터넷상의 건강 관련 기구 HON(Health On the Net Foundation: HON)의 인터넷 사이트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인터넷 의료정보 공급자와 이용자의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기준으로는 ‘권위성’, ‘상호보완성’, ‘개인의료기밀’, ‘정보출처’, ‘정보정당성’, ‘저자의 투명성’, ‘후원의 투명성’, ‘광고의 정직성 및 편집규정’ 등이 있습니다. 의료정보의 신뢰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고, 지표에 부합하는 정보들이 공유될 수 있도록 사이트 관리자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개인정보 공유 안전에 대해서는 의료서비스의 발전과 규제의 사이에서 적절한 규제의 정도를 찾아야 합니다. 앞서 언급된 건강 커뮤니케이션의 효용성을 고려하였을 때,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성으로 인해 의료 정보의 공유를 무조건 막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의 건강을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정보에 대한 민감성으로 규제가 심한 상태입니다. 개인 의료정보를 동의를 받고 수집한다고 하여도 위법하다고 하여 처벌받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정보 통신의 보안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니라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하여 안전성을 갖추고 있는지 안전성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규제가 이루어져야 하고, 또한 환자들에게 의료정보의 공유에 대하여 정확하게 설명하였는지를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의료법에서는 의료 광고 사전 심의제로 인하여 병원 사이트 내에서 의료 서비스의 후기를 공유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자발적인 공유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이트의 주체는 ‘환자’가 되어야 합니다. 병원의 광고를 위한 활용 공간이 되지 않기 위해서 광고성 콘텐츠들을 검열하는 사이트 내의 규약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사이트의 개발자 그리고 그 사이트에 참여하고 있는 환자들의 자정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의료정보를 공유하는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지, 정보의 활용방식은 어떻게 되어야 할지에 대해서 사이트 내에서 규율이 필요하고, 이러한 규율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자정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이트는 다양한 환자들에게 개방되어 의견의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져 잘못된 의료 정보들의 자정적인 비판과 검열이 이루어지고, 결국 의료 데이터가 방대하게 축적되어 갈수록 의료정보의 신뢰도는 더 높아질 것입니다.

스웨덴의 스마트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으로 인한 보건 의료계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환자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과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웨덴은 스마트헬스케어(eHealth)의 개발로 ‘환자의 권위화(patient authorization)’, ‘환자의 투명성(patient transparency)’ ‘환자의 역량강화 (patient empowerment)’, ‘환자의 건강에 대한 접근성과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보건 의료계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와 같은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의료 정보가 활발히 교류될 수 있는 시대에서 보건 의료계의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대해봅니다.

<참고 문헌>

윤홍석, 신동희,(2015).스마트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헬스 콘텐츠 전략 탐색.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 논문지,16(1),85-96.

홍세영. (2018). 4차산업혁명과 보건복지 서비스에 대한 법적 제도적 연구 – 스웨덴의 스마트핼쓰케어(eHealth) 전략 사례를 중심으로 -. 사회법연구, 34, 271-298

김여라,(2010).인터넷 의료정보의 사회적ㆍ법적 쟁점에 관한 탐색적 연구.언론과학연구,10(2),179-220

<이미지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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