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와 개인정보보호

지난해 한국 의료계에서 단연 주목을 받았던 기술은 바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 서비스입니다.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는 대량의 의료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질병 예측, 진단, 치료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개념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결합한 일명 ‘인공지능-의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시험하는데 다양하고 많은 의료정보가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과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개인정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란 개인식별정보, 유전정보 또는 건강에 관한 정보 등 개인에 관한 정보를 말한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조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이러한 정의조항들에 따르면, 정밀의료연구에서 사용하는 의료정보가 법의 보호를 받는 개인정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밀의료연구를 할 때는 오직 기술의 발전만이 아니라, 개인정보도 같이 보호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미 정부는 2016년에 개인정보의 활용과 보호를 같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아래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발행하였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개인을 직·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없는 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을 직·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요소인 식별자와 속성자를 제거하는 비식별(De-identification) 조치를 안내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이러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식별의 본래 의미대로 개인을 절대 알아볼 수 없도록 하는 비식별 조치는 불가능하며, 아무리 비식별 조치를 했다고 하더라도 개인정보로 재식별 될 위험이 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비식별 조치와 재식별 위험관리를 비롯해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데이터 통합관리(Data Governance)가 하나의 체계로 등장했습니다.

데이터 통합관리는 데이터의 가용성, 유용성, 통합성, 보안성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과 절차를 다루며 프라이버시, 보안성, 데이터품질 유지, 데이터 관리규정 준수를 강조합니다. 데이터 통합관리에서 주목할 만한 정책 중 하나는 바로 어니스트 브로커(Honest Broker)입니다. 어니스트 브로커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과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연구자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어니스트 브로커는 정보제공자도 이용자도 아닌 제삼자의 관점에서, 정보 보안을 위한 조치를 수행하고 제공합니다. 또한, 어니스트 브로커는 하나의 프로그램. 즉, 기계로만 존재할 수 있지만, 더욱 철저한 관리를 위해 보완적으로 인간(human) 어니스트 브로커를 같이 운영하기도 합니다.

지난 8월 국제병원 의료산업박람회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 서비스인 ‘닥터앤서(Dr. Answer)’가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이에 박차를 가해 정부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357억 원을 투입해 정밀의료 서비스 개발에 나섰습니다. 이제 정밀의료 서비스를 실현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방법들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정밀의료가 현실이 된 미래를 보다 선명하게 만들 것입니다.

<참고문헌>

  • 국무조정실, 행정자치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부처 합동,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 2016
  • Kenneth C. Laudon, Jane P. Laudon,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Pearson, 제17판), 2017
  • Choi HJ, Lee MJ, Choi C-M, et al. Establishing the role of honest broker: bridging the gap between protecting personal health data and clinical research efficiency, PeerJ, December 17, 2015
  • 청년의사, AI기반 정밀의료 서비스 ‘닥터앤서’, 첫선 보인다, 2018년 8월 6일자,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8962&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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