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의료서비스, 스마트 헬스 케어 산업

영화 < 빅 히어로>

“10점 척도 중에 너의 고통은 어느 정도야?”

영화 <빅 히어로>에 나오는 로봇 ‘베이맥스’의 질문입니다. 베이맥스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환자의 질병 데이터를 수집하고, 환자의 몸을 스캔하여 땅콩 알레르기와 같은 질병을 캐치하거나 상처 부위에 소독이나 약을 발라주는 등 기초적인 치료까지도 할 수 있는 최첨단 헬스케어 로봇입니다. 이러한 최첨단 의료서비스는 더 이상 상상이 아니라 우리에겐 근접한 미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본 글에서는 현재 헬스케어 산업 분야의 의료서비스 현황을 살펴보고, 국내의 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위해 고려해야할 점들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210억 달러에 머물렀던 글로벌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규모가 2020년에는 1,105억 달러 규모가 되면서 약 4.8배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의료비 절감과 치료의 효율성 증진을 위해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와 서비스를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확산되면서 스마트헬스 케어 산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의료서비스 위주의 헬스케어 산업에서 스마트 헬스케어는 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의 접목으로 의료 서비스뿐만 아니라 웨어러블(wearable) 의료기기, 의약품 분야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산업’하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헬스케어 산업은 현재 우리 일상생활과 굉장히 밀접해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만보기 기능’ 이라던지, 아니면 헬스장에서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인바디 기기 같은 경우에도 헬스케어 산업의 일종입니다. 최근의 20대들은 다이어트 어플 등을 이용해 자신의 체중을 관리하고 운동 영상을 보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마트하게 건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헬스케어 서비스의 확산은 스마트폰의 대중적 보급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휴대폰 제조사들이 중심이 되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건강관리와 질환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입니다. 스마트 기기,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각종 지표들은 혈압, 심전도 등 활력 징후(vital signs), 활동량·칼로리·수면시간, 낙상 등 안전 성지표, 섭취 약물 등 다양합니다. 각 기기에서 발생한 정보는 병원이나 건강관리 전문 센터로 연결되어 원격 환자 모니터링(Remote Patient Monitoring, RPM), 만성 질환 관리, 고령자 일상생활 지원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애플(apple)은 2014년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인 ‘HealthKit’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으로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HealthKit 발표 당시만 하더라도 간단한 건강 정보 측정 기능만 부각되었지만, 이후 다수의 의료기관 및 헬스케어 서비스 스타트업과 연계하며 다양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산업의 가장 큰 주축을 이루는 분야는 의료 빅데이터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환자들의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이 여의치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서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머신러닝·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은 임상 데이터를 학습하여 질병 진단, 질병 발생 예측, 특정 약물의 효과 관찰 등의 작업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해 내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인공지능 진단 분야는 암을 시작으로, 소화기계·근골격계·신경계·호흡기 계 질환 등으로 응용 분야를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암에 있어서는 2017년 말 기준으로 인공지능 기술은 전체 암의 약 80% 정도를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향후 5년 이내에 전체 암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질병 예측에서는 개인의 유전정보 데이터 및 진료 기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하고 사전적으로 특정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IBM은 대규모 빅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인 Watson(왓슨)을 통해 인공지능 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왓슨은 크게 Watson for Oncology(암 진단 및 치료), Watson for Drug Discovery(신약 개발 연구 지원), Watson Genomics(유전체학 연구), Watson Care Manager(개인화된 치료 계획) 등 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 학습 경험, 맞춤화된 분석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IBM은 다수의 헬스케어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해외 글로벌 기업이 활발한 투자로 스마트 헬스 케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에서는 아직 뚜렷할 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대학병원 등을 주축으로 의료 빅데이터를 수집하거나, 가전 분야의 기업이 생활과 밀접한 헬스 케어 산업 부문으로 진출 중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헬스 케어 산업 부문으로의 진출이 쉽지 않은 것은 의료정보라는 개인 정보 제공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아직 미흡하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각종 규제와 의료인들 간의 사회적 갈등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스마트 헬스 케어 산업을 위한 인프라 단계에서의 안전망 구축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마쉬멜로우 같이 귀여운 베이맥스와 같은 첨단 헬스케어 로봇을 만나볼 미래를 위해서는 우리의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 헬스케어 산업은 더 넓은 분야로 확대될 것입니다.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는 미래에 의료서비스에 좀 더 쉽게 접근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단순히 치료를 넘어선 질병의 예방 및 전문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이러한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의 뒷면에는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의료 데이터의 유출로 인한 문제 및 의료보험, 제약회사 등 다양한 의료 산업 주체들 간의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미래의 의료서비스를 위한 신뢰를 형성해가는 일이 헬스케어 산업의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참고자료

고은지 (2018),「헬스케어는 IT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까」,『LG경제연구원』

미래의 의료서비스, 스마트 헬스 케어 산업”에 대한 2개의 생각

  1. “스마트 헬스케어”란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요? 누구나 대충은 머리속에 떠올릴 수 있지만, 시장규모를 논한다거나 국가견 경쟁력을 비교하고자 한다면 그 범위(boundary)를 먼저 정확하게 획정해야만 apple-to-apple 비교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미국에서 판매되는 애플워치에서는 작동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애플워치에는 아직 국내 승인을 받지 않아 작동되지 않는 심전도 측정 기능도 “스마트 헬스케어”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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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교수님 ^^
      스마트 헬스케어를 보통 건강을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리지만, 정보통신기술의 종류 자체도 너무 다양하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교수님 말씀처럼 머릿속에 떠올릴 수는 있어도 정확히 스마트헬스케어의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스마트헬스케어 정의에서 중점은 전문가에 의해서 가능했던 진찰이나 진료의 개념이 정보통신기술로 인하여 병원에 가지 않아도, 전문가에 의하지 않아도 가능해지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애플워치의 심전도 측정 기능은 스마트 헬스케어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의료기기로 보아 국내에서는 여전히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의료기기’와 ‘비의료기기’라는 이분화된 개념에서 의료기기에 속한다고 평가된다하여도 저는 ‘스마트헬스케어 디바이스’는 의료기기와 비의료기기의 중간 지점에 있는 개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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