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정책협동과정 석사
김 남 희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진료실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번 상상해봅시다. 요즘 휴일에도 일을 했더니 머리에 열이 납니다. 잦은 황사와 미세먼지에 기침도 멈추질 않네요. 병원에서 진료를 한 번 받아야겠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진료실을 향합니다. 대강당과 같은 진료실 문을 여니, 커다란 벽걸이형 모니터가 좌우로 두 개가 걸려 있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분야의 의사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내과 전문의가 가장 먼저 입을 엽니다. ‘과로로 인한 단발성 미열로 보입니다.’ 정신과 전문의가 말을 더합니다. ‘일에 의한 스트레스도 원인입니다.’ 하지만 다른 전문의의 의견은 다릅니다. ‘단순 과로 때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증상을 보아하니, 요즘 심각한 미세먼지에 의한 질환으로 보여 집니다.’ 이제 나는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러고 보니 일을 하느라 바깥 외출이 잦아 미세먼지 탓인 것도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디네이터가 입을 엽니다. ‘그럼 인공지능의 의견을 한 번 들어보지요.’ 커다란 벽걸이형 모니터에 그 동안 쌓아놓았던 모든 진료기록과 의학지식 토대로 인공지능이 숫자와 코멘트를 띄웁니다. ‘미세먼지에 의해 시작된 열이며 과로로 인해 상태가 악화되었다. 91%의 확률로 충분한 휴식과 약, 마스크 처방을 권장한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인공지능의 제안을 받아들여 처방전을 받습니다. 진료가 끝나고 마스크를 낀 채 병원을 나오며 생각합니다. ‘내 미세먼지 때문일 줄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