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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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태나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부터 황우석 사태까지 생명에 대한 존중을 찾아볼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 번 뿐인 생명을 더 이상 개인과 회사의 양심에만은 맡길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명 존중을 위한 선언문을 작성하고 발표, 채택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이에 2016년 5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는 생명존중을 위한 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선언문 채택이 채 1년도 되지 않은 지난 3월,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이라는 전국적인 이슈가 다시 한 번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은 식약처 전수조사 결과 인체에 유해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해당 사건이 생명윤리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다음은 <생명존중을 위한 선언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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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아닌 우리 엄마, 안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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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방영된 미국 시트콤 은 아이를 원하는 동성애자 커플과 대리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데이비드와 브라이언 커플은 아이를 갖기 위해 대리모를 모집하고 15살에 엄마가 된 골디는 못다 이룬 변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받고 이들 부부의 아이를 낳아주기로 합니다. 골디의 엄마는 이 사실을 알고 잘못된 것이라며 막으려 하지만 골디는 시술을 강행하고 결국 임신에 성공합니다, 골디는 이들 부부와 함께 지내며 본인과 딸의 숙식을 제공받고, 9달 뒤 골디가 낳은 아이를 부부에게 전해준 뒤 떠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듣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불임 부부나 임신이 불가능한 동성애자 부부를 위해 대리모가 되어 생활비를 버는 일이 꽤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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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왜 배달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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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한 주가 끝나고 새로운 주를 준비하는 일요일 저녁, 갑자기 복통이 시작되며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눈앞은 하얘지는데 구급 상자에는 감기약 하나 없다. 도저히 밖에는 나갈 엄두는 안 나고 가족들은 친척 결혼식에 가서 내일까지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구급차를 부르기에는 단순한 소화불량 정도라서 응급실에 가봤자 정말 위중한 환자에게 피해만 갈 것 같다. 약 한 알만 먹으면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은데 근처 편의점에 갈 힘도 남아 있지 않다. A 씨는 고민 끝에 배달 음식을 시키면서 근처 편의점에서 소화제를 같이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배달원이 사 온 약을 먹고 겨우 다음날 건강을 회복해 출근했지만 먹지도 못할 음식을 시키고, 배달원에게도 본업이 아닌 일을 추가로 부탁해 미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럴 때 배달 음식처럼 전화 한 번에 약을 배달시킬 수 있으면 얼마나 편리할까.

B 씨는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정기적으로 사용하던 인공누액을 처방받으러 안과에 갔다가 급한 전화를 받고 지방에 내려가느라 정작 약품은 구매하지 못했다. 쉴 틈 없이 바쁜 데다가 낯선 동네에서 약국을 찾기도 쉽지 않아 결국 종일 업무를 보다가 서울에 돌아왔더니 동네 약국들은 이미 전부 문을 닫았다. 내일이라도 약을 먹어야 할 텐데 출근 전 이른 아침에 약국이 열 리 없다. 그러다가 B씨는 약을 주문해서 받을 수 있으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면 낯선 지역에 가서도 헤매지 않을 수 있고, 업무시간과 겹쳐 약국을 방문하지 못할 일도 없을 테고, 인공누액 같은 정기적으로 필요한 의약품은 떨어질 때가 되면 알아서 집 앞까지 가져다줄 텐데 말이다. 24시간도 부족한 B씨가 약국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왜 우리는 각종 물품을 단 몇 시간 만에도 받아보고, 못 시켜먹는 음식이 없는 배달의 민족이면서 정작 건강을 위한 약은 배달받아 사용하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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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려 노력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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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지 마시오.” 이 말이 생명의 존엄을 무시하는 무지한 발언으로 생각되시나요? 그럼 뒤에 한 문장을 덧붙여보겠습니다. “아흔한 살은 더 먹었다네.” 어떠신가요? 첫 문장을 마냥 무지한 발언으로 치부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이 문구(Niet Reanimeren!!! IK BEN 91+)는 실제로 네덜란드의 Nel Bolten 할머니가 만 아흔한 살에 15cm 크기로 가슴에 새긴 문신입니다.

 

심폐소생은 심장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멎었을 때 사용하는 응급처치의 한 방법입니다. 근본적으로는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시행하게 됩니다. 제때 적합한 방법으로 실시하면 심장마비 환자의 생존율은 3배 이상 높아집니다.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손으로 생명을 구하는 기적 같은 일이지요. 그런데 Nel Bolten 할머니 외에도 많은 사람이 삶의 연장을 포기하고 심폐소생술을 거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no CPR’을 새긴 문신을 새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종 소생술이나 연명 치료를 거부하는 의사(意思)를 ‘DNR(Do not resuscitate)’이라고 부르는데요, 왜 많은 사람이 자신을 살리려는 손길을 거부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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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연구와 연구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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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프랑켄슈타인>의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지킬 박사 같은 일명 미치광이 과학자가 소설 속의 이야기에 그쳤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이 가상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프랑켄슈타인> 초판이 발행된 지 200년이 지난 지금도 빅터와 지킬을 뛰어넘으려는 경쟁이라도 붙었는지 매스컴에서는 각종 실험과 그 성과들이 보도되고 있지요. 두 작품은 비윤리적인 실험을 강행한 19세기 소설이라는 점 외에도 뮤지컬로 만들어져 흥행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라는 명곡으로 유명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대흥행을 거뒀고, <프랑켄슈타인> 역시 2014년 국내 대형 창작 뮤지컬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합니다. 컬트영화의 대명사인 <록키 호러 픽쳐 쇼>역시 프랭크 박사가 만든 인조인간 록키 호러의 이야기가 담긴 뮤지컬 <록키 호러 쇼>가 원작이죠. 뮤지컬이 노래를 통해 극한 상황에서의 인물의 심경을 묘사하는 만큼, 상식을 넘어선 과학자의 실험과 그로 인해 생긴 피조물의 이야기가 드물지 않게 차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서 보면 여전히 생명을 창조하는 일은 신의 영역에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발표된 인공 자궁마저도 어미 몸에서 조산된 새끼 양을 품어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었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술을 발명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있는 질병을 없애려는 노력은 충분히 이뤄졌고 이 부분에서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 같습니다. 지구촌이 일일생활권이 된 시점에서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신종 플루(H1N1)나 메르스(MERS) 같은 질병을 겪고도 건재한 인류를 보면 말입니다. 이 배경에는 신약 개발을 위해 이뤄진 셀 수 없는 실험이 있습니다. 이 실험들이 모두 적법한 절차에 맞춰 안전하고 공정하게 진행됐으면 좋았겠지만 익히 알려진 사례들만 생각하더라도 실험실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전부 투명하게 벌어지는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생체 실험에 관해서도 논의 거리가 무궁무진하지만, 오늘 다뤄볼 이야기는 약물이 아닌 생각을 주입하는 심리 실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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