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과 인권보장은 별개인가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6기 강현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와 일본이 저지른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생체실험에 대해 현재까지도 많은 비판이 있습니다. 누가 보아도 비윤리적, 반인권적 행위인 것이죠. 그런데 현재까지도 이러한 생체실험이 합법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 대상이 사람에게서 동물로 바뀌었을 뿐 현재에도 화장품 생산에 있어서 동물실험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 토끼를 나무판에 고정시킨 후 눈에 화학물질을 주입하는 안구 자극 실험이 현재에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임신한 토끼에게 화장품 약물을 반복적으로 먹이는 생식독성실험 역시 존재합니다.

P20150521_152609000_712DEE0D-AE75-4204-9BB5-7E2FB3E2AC25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증명은 화장품 시판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하고,  안전성 검증이 안된 화장품을 사람에게 바로 실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동물실험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실험 자체를 근절하자는 ‘여부’의 차원이 아니라, 필요치 않은 동물실험을 줄이고 필요시에도 적절한 방법에 의해 실험을 하자는 ‘정도’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물실험의 3R원칙이 바로 여기에서 필요합니다. 동물실험의 3R원칙이란 1)살아있는 동물의 사용을 피하는 사용방법으로서 대체(Replacement), 2)같은 양의 데이터를 얻는데 사용하는 개체수의 감소(Reduction), 3)동물의 고통을 덜어주는 완화(Refinement)  3가지를 의미합니다. 앞서 언급한 안구 자극 실험의 예에서 굳이 살아있는 토끼의 안구에 강제로 약물을 주입시키는 방법 대신에 유정란을 사용해 혈관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좀 더 편리하고 확실한 결과를 획득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동물 실험을 자행하는 것을 묵과하면서 나치와 일본의 생체실험을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인간중심의 사고일 것입니다.

나아가 동물실험의 3R원칙 준수는 단순히 동물보호라는 인도적, 윤리적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형집행인의 스트레스를 예를 들어보면, 외국의 경우 담당 교도관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에 들어 사형 집행 시 교도관들이 한꺼번에 버튼을 눌러 누가 사형수를 직접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알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이렇듯 동물실험자의 스트레스 역시 관리되어야 할 대상이 될 것이고 과도한 동물실험은 동물실험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양심의 자유 등 인권까지 침해하는 결과를 낳는 것입니다.

또한 직접적인 동물실험과정과 상관없이 화장품을 사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실질적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내가 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소비하는 제품이 나의 가치관과 정반대의 수단에 의해 얻어진 것인지 여부에 대해 소비자들은 제대로 된 정보접근권이 없는 상태로,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비윤리적 동물실험을 하는 회사의 제품을 팔아주며 동물실험에 대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묵시적으로 지지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폭스바겐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배출가스의 문제는 자동차의 성능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운전자에게 직접적 해를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현대사회에서 소비는 단순히 물건을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치관을 공유하고 실현해가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단체소송에 직면하게 된 바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동물실험을 과도하게 하는 화장품 역시 비슷한 소송문제를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화장품 생산에 있어서의 동물실험은 그 실험객체가 되는 동물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그 실험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므로 동물복지를 넘어  인권보장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동물실험과 인권보장은 별개인가”에 대한 1개의 생각

  1. 안그래도 눈이 빨개서 안스러운 토끼의 눈에 저런 식으로 실험을 한다니 충격적입니다. 소비자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품의 안전성이 저런 방식으로 검증된다는 점을 알게 된다면 과연 소비를 줄일지 아니면 아무런 영향이 없을지도 조금 궁금해집니다.

    좋아요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