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생태계에서 동물과의 ‘공존’을 꿈꾸며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6기 강현주

 

이전까지의 포스팅에서는 동물 보호의 측면에 다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현실 상 동물보호에만 가중치를 두기는 힘들 것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까마귀 떼에게 먹이를 준 소녀의 부모가 주변 이웃들에게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일이 있습니다.

워싱턴주 지역신문에는 까마귀 떼에게 집 마당에서 먹이를 주고, 까마귀들은 각종 반짝이는 잡동사니를 소녀에게 보은의 차원에서 갖다 주는 신기한 미담으로 보도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웃주민들의 고통이 수반되고 있었습니다. 제3자가 보기에 아름다워 보이는 동화같은 이야기이지만 소녀가 매일 하루 세차례 주는 먹이 때문에 근방의 까마귀떼와 비둘기떼가 모두 몰려들었고 배설물들이 동네와 집 근처 여기저기에 떨어졌으며 이에 따라 쥐까지 들끓게 되는 등 근접한 이웃주민들에게는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위생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갈등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캣맘(cat mom)’이라고 불리며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돌봐주는 사람들이 길고양이에 대해 배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하는 등 동물을 매개로 하여 사람들간의 갈등도 고조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더 나아가 캣맘에 대한 증오심에 대한 발현으로 보란 듯이 동물 학대를 더 자행하는 사건들도 발발하였습니다.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일대에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길고양이들이 대거 사체로 발견된 바 있는데 조사 결과 길고양이를 혐오하는 시민이 해당 지역 일대에 독극물을 뿌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동물보호의 인식에 대한 견해차에서 기인하는 것으로서 한쪽은 동물을 보호대상으로, 다른 한쪽은 배척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민들은 캣맘들이 길고양이에게 음식을 주는 행위로 길거리 쓰레기가 양산되며 길고양이 개체수가 늘어나 소음 증가, 집값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반면 ‘캣맘’들은 길고양이도 하나의 생명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동물학대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엄연한 피해사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길고양이 중성화수술을 구청차원에서 주관하거나 길고양이에게 먹이 주는 구역을 제한하는 등 조치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즉, 동물은 일방적 보호대상이나 배척대상이 아닌 공존의 동반자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라는 측면을 강조한 성남시의 길고양이 협조문은 하나의 시사점이 될 것입니다. 길고양이 협조문은 길고양이의 존재로 병균을 옮기는 쥐가 척결되어 도심위생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길고양이협조문

길고양이를 단순한 배척대상이나 보호대상으로 단편적으로 평가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람에게 유익한 역할을 담당하는 도심생태계의 한 일원임을 강조한 길고양이협조문은 극단적인 동물학대나 동물보호가 만연한 현 시대에 그 해결의 실마리를 주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도심생태계에서 동물과의 ‘공존’을 꿈꾸며”에 대한 1개의 생각

  1. 포스터를 보면서 길고양이에 대하여 몰랐던 많은 것을 알게 되었네요. 미국 유학 마치고 한국 와서 느낀 것이 길 고양이가 엄청 많다는 것과, 그래서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미국에는 엄청 많던 다람쥐가 별로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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