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할 의무와 기증받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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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에서는 모든 프랑스 국민을 잠재적 장기 이증 대상자로 규정하고, 거부명단에 특별히 명단에 이름을 올려 등록하지 않는 이상 장기 기증에 대한 의무적 이행자로 자동 지정하는 법령이 시행되었다. 현재 거부명단에는 약 15만명 정도가 올라와 있으며 앞으로는 장기 기증 기피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망하게 될 경우 가족의 동의 여부와 관계 없이 기증된다.(참조 :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17/jan/02/france-organ-donation-law)

현재까지 장기 이식은 철저히 기부자의 의지가 최 우선시 되는 영역이었다. 이는 장기 이식이라는 치료행위가 수혜자의 경우 기증자의 의도적인 취지와 도의적 책임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프랑스의 법령 시행과 관련하여 프랑스 사회는 물론이고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도 이에 있다. 행위자의 전적인 자유 의지와 밀접하게 닿아있는 영역에서 국가가 법령으로 이를 통제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최근 장기 기증자가 수혜자보다 월등히 적은 상황을 유럽연합 차원에서 공조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사항으로 규정했다. 유럽연합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역내에서 86,000의 사람들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특히 노르웨이나 터키 등의 국가에서는 매일 16명의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사망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장기 기증과 이식을 장려하는 것이 회원국의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명시하였으며(European Union, https://www.edqm.eu/en/events/european-day-organ-donation-and-transplantation-eodd) , 이번 프랑스의 경우 이를 자체적으로 법률로 의무화 한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보다 기증을 희망하는 사람 수가 훨씬 적은 것을 물론이고, 여전히 장기 이식과 기증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관련된 현행 법령으로는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법률 제 11976호, 2014년 1월 31일 시행)이 있다. 이 법은 장기등의 기증에 관한 사항과 사람의 장기등을 다른 사람의 장기등의 기능회복을 위하여 적출하고 이식하는 데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장기등의 적출 및 이식을 적정하게 하고 국민보건을 향상시키는 데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령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장기 적출과 이식에 대한 기본 이념이다. 이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로는 장기등의 적출 이식은 인도적 정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있으며, 두번째로는 장기등을 기증하려는 사람이 자신의 장기등의 기증에 관하여 표시한 의사는 존중되어야 하고 기증 의사는 자발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사항이 있다 또한 이식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져야 하며 윤리적으로 타당하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장기이식은 현행법령의 기본이념에 따르면 기증자의 도의적 행동에 의해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도의적 책임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미 해당 법령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기등의 기증과 이식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예산의 범위에서 각종 증명서에 장기등기증희망자임을 표시하거나 홍보 및 홍보사업에 일정 예산을 투입해 장기 기증과 이식을 장려하도록 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장기 기증과 이식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며 이에 대한 필요성의 인식도 사회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장기 기증과 이식에 대하여 충돌하는 지점은 기증할 의무와 기증받을 권리 사이에 있다. 헌법에서는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하며 각종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즉, 장기 이식은 헌법에 보장된 생명권까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기증자가 사회적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개인적 차원의 실천을 넘어서, 장기를 기증할 의무로까지 인식하는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는 또다시 역설적으로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유로운 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장기 이식과 기증의 필요성 인식과 확산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새롭게 직면해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다. 새로운 사회의 변화에 대한 법제적 변화에 대하여,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것은 기증할 의무인가, 아니면 기증받을 권리일까? 혹은 그 절충점인 것인지, 사회구성원 모두의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기증할 의무와 기증받을 권리”에 대한 1개의 생각

  1. 비록 opt-out 할수 있는 권리를 유보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사망시 장기 기증을 의무화하는 법을 입법한 프랑스가 대단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위헌을 면치 못할 입법 같습니다만 프랑스에서는 위헌의 소지가 문제가 안되는지 궁금합니다. 과연 박애가 국가의 정신인 나라 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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